“그들은 가진 것이 없었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가난, 차별, 억압, 절망.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별을 바라보았고, 어떤 이는 땀을 믿었으며, 어떤 이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가위를 들었습니다.
『빛은 낮게, 희망은 멀리』는 일제강점기라는 어둠 속에서도 꿈을 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네 편의 단편 소설을 엮은 책입니다.
계용묵, 김유정, 나경손, 최학송. 네 작가가 써 내려간 이 짧은 이야기들은 시대를 초월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계용묵 (1904–1961)
강원도 철원 출신. 섬세한 감성과 심리 묘사로 잘 알려진 작가로, 삶의 고통과 인간 내면의 복잡한 정서를 절제된 문체로 담아냈다. 대표작 「백치 아다다」, 「병풍에 그린 닭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특징이다.
김유정 (1908–1937)
강원도 춘천 출신. 짧은 생애 동안 농촌 배경의 유쾌하고 해학적인 단편들을 발표하며 한국 근대문학사에 독보적인 자취를 남겼다. 「동백꽃」, 「봄봄」, 「산골 나그네」 등에서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적인 삶을 그렸다.
나경손 (1910–미상)
경성 출신으로 1930년대 중반 문단에 등장한 여성 작가. 주로 여성의 자립과 현실적 고난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 「여이발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여성 주인공을 통해 시대를 앞서간 시선을 보여준다. 활동 기간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작가다.
최학송 (1909–1945)
평안북도 정주 출신. 일제 강점기 하층민의 삶과 사회적 모순을 날카롭게 그려낸 사실주의 작가. 『탈출기』는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향한 몸부림을 통해 강렬한 저항 의식을 드러낸 작품이다. 해방을 앞두고 요절하여 더욱 안타까움을 남긴다.